엄마는 작은누나가 대학교 졸업반 때 혼자 독립해서 지낼 때 사용한 에어컨과 서랍달린 식탁 세트도 여전히 데리고 있다.
엄마는 아파트 재활용품 배출일에 재활용 센터에서 온 팀이 아직 쓸만한 식탁과 책장, 장롱, 장식장, 화장대 등을 사정없이 발로 밟고 망치로 때려서 판자로 해체시킨 후 용달 차에 실어 가는 것을 베란다 창으로 내려다본 적이 있다.
엄마는 가족의 지난 시간의 기억이 담긴 멀쩡한 화장대나 식탁이 그렇게 사정없이 망치와 발길질 아래서 해체되는 것을 아직은 견디기 어렵다.
엄마의 할머니는 가끔 설명하기 어려우실 때
"느그도 늙어봐라~" 하셨다.
엄마는 누구에게 "느그도 늙어봐라~"는 표현은 안할거지만 돌아가신 엄마네 할머니의 그 표현을 실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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