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개월 기념사진(2020. 05.)
지훈이의 우유병 소독은 부엌용 세제인 물비누를 솔에 살짝 떨어드려 남아있는 우유 지방질 성분을 솔로 닦아낸다. 그리고 온수를 틀어서 뜨거운 물로 헹궈낸 뒤 2L 크기의 스텐 양푼에 모은다. 그렇게 모은 우유병은 한 번에 식기세척기를 활용해서 세척을 마무리한다.
아직 신생아일 때는 우유병 소독에 누나도 누나 엄마도 훨씬 더 철저했다. 행여 연약한 아기 입술이 부풀어오르기라도 할까 봐서... 위생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시는 형아 엄마는 아주 세심하게 우유병 관리를 하시곤 했다.
가스레인지에서 '빌트인 인덕션 3구'의 전기 그릴로 바꾼 상태라 물을 화구에 올려 끓일 때는 가스와 달리 전기 차단 시점을 잘 맞춰야 한다. 전기 스위치를 꺼도 스토브에 남은 잔열 탓에 금세 넘쳐흐르는 통에 가스오븐 사용자였던 누나네 엄마는 아주 오랜만에 마주한 전기오븐 앞에서 자주 낭패를 경험 중이다.
물론 누나 엄마 집에도 전기그릴이 함께 설치되어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가스보다 느린 전기 그릴 위에 식탁러너(Runner)를 덮고 사진틀 전시공간으로 쓰이는 중이다. 그리고, 음식 준비를 할 때는 즉시 켜지고 즉시 꺼지는 동작이 시원시원한 가스스토브를 사용한다.
한 때 전기스토브는 김이나 오징어 구이 정도에 사용한 적이 있기는 하다. 손님이 많을 때 음식준비의 시간 절약을 위해 여벌 스토브로 설치한 거지만... 지금은 작은누나도 독립한 데다가, 맛있고 정갈하고 예쁜 실내의 식당이 많아서 지인들과의 식사는 밖에서 간편하게 해결하는 편이다.
누나 엄마는 젊은 시절 '빌트인 전기오븐'의 느린 동작으로 인해 잦은 손님맞이 음식 준비에 진땀 흘렸던 기억이 있다. 특히 오징어 볶음이나 국, 찜 등의 음식을 하는 전기그릴은 엄마의 인내심이 드러나게 하곤 했다. 지금 누나 엄마는 가스오븐을 선호하는 편이다. 가끔 냄새가 큰누나에게 해로울 까 마음이 걸리기는 하지만... 그래서 환기를 철저히 하고 환풍기를 열심히 틀어준다.
현재 생후 1개월된 지훈이의 돌봄에 산후 휴가 중인 작은누나와 형아, 그리고 형아 엄마와 누나 엄마, 큰누나가 참여하고 있다. 풀타임 직장인이신 형아 엄마는 주 1회, 코로나로 인해 쉬는 일이 잦아진 누나 엄마는 주 4회 돌봄에 참여 중이다. 누나 엄마의 경우 작은누나의 산후 관리를 위해 큰누나와 함께 2개월 째를 도와주려는 계획을 세웠다. 사실 절반은 환자이지만 그래도 누나 엄마의 오른팔은 큰누나이다.
누나 엄마는 큰누나랑 작은 누나와 함께 하는 새아기 돌봄이 '봄 축제'처럼 행복하다. 자주 누워 있곤 하지만 큰누나가 우렁각시처럼 빈자리를 눈치껏 채워주는 덕분에 엄마는 전혀 힘들지 않고 그저 즐겁고 설렌다. 문득문득 엄마가 지금 하고있는 모든(?) 일을 멈추고, 이 귀여운 천사를 돌보는 일만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차암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아기 우유병은 2시간마다 나온다. 부드럽고 예쁜 디자인의 스펀지 솔로 우유병을 닦고 물로 헹궈 둔다. 3개쯤 모아지는 6시간째에 새로 준비한 스테인리스 냄비의 끓인 물에 넣어 열탕소독을 하여 우유병 건조기에 엎어둔다. 미리 마련해 둔 우유병 소독기는 나중에 설치한 식기 세척기가 우유병 소독을 할 수 있으니 필요하지 않아서 꼭 필요한 친구에게 주었다는 작은누나 말에 엄마는 좀 아쉬워했었다.
작은 누나는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즉시 필요한 지인을 찾아본다. 그런 점은 작은누나가 잘하는듯하다. 엄마는 이제 새 물건을 구입하는 일을 대체로 멈춘 대신 나이든 물건들을 단호하게 정리하는 데는 아주 서툴다.
작은 누나는 노동을 줄이고자 식기세척기 사용을 추천하지만, 우유병이 모이는 모습을 보고 있기 어려운 누나 엄마는 3개 모아지면 솔로 씻은 뒤에 그냥 끓는 물에 열탕소독 후 건조를 선호한다. 벌써 작은 누나와 누나 엄마의 의견이 다른 점이 시작되었다.
'라. 새아기 지훈씨, Shall We Dance? > 1. 그대를 만나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 눈물이 방울방울 (0) | 2021.02.23 |
---|---|
17. 생후 5주째 (0) | 2021.02.18 |
16. 탐이는 아기의 울음을 알려야 해 (0) | 2021.02.18 |
15. Shall we dance? (0) | 2021.02.18 |
14. 붕어빵 부자의 평화나눔 (0) | 2021.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