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새아기 지훈씨, Shall We Dance?/2. 첫만남 그리고

10. 소변 가리개

redlips 2021. 2. 23. 22:42

             

                                                               *소변 가리개(출처: Daum)

 

누나 엄마는 친정에서 누나들의 신생아 시기를 보냈다고 했다. 학교에 근무하시던 누나의 외할머니가 퇴근하시면 손을 닦고 아기방에 들어오셔서 기저귀부터 갈아주시곤 했단다. 그러다가 몇 번이나 난데없는 소변 줄기가 쏟아져서 고우신 할머니 머리에 뿌려졌다는 경험을 얘기했다. 그래서 아기 기저귀를 갈 때 소변 샤워 당하지 않도록 수건으로 잘 가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작은 누나는 금세 천으로 된 아기 소변 가리개 2개를 구입했다. 누나 엄마랑 큰누나는 생전 처음 보는 소변 가리개를 보며 웃음 지었다. 인디언들이 사용하는 팬티 대용 가리개 같다나...

기저귀를 갈아 줄 때 새아기가 소변을 분사해도 이 가리개 덕분에 아무도 소변 샤워를 당하지 않게 되었다. 새아기 지훈이의 배꼽이 아직은 도드라져 있다. 말로는 '시간이 지나면 들어가리라 기대한다'는 작은 누나는 사알짝 염려가 되나보다. 모든 아기들의 배꼽이 그런 과정을 거치는 걸 알고 있을 누나 엄마도 갑자기 생경한 듯 염려하는 표정이다.

지훈이에 대한 일에 있어서는 지훈 엄마와 지훈 아빠 뿐만 아니라 경험자인 어르신들조차 아기를 생전 처음 키우는 듯 걱정이 많다. 대범하기가 어려운가 보다. 그중 작은 누나가 가장 대범하고 털털한 척하지만 새아기와 관련해서는 사실 아주 작은 일에도 가장 걱정이 많고 섬세하다. 대범한 성격의 형도 지훈이와 관련되면 누나에 뒤지지 않게 걱정이 많고 예민하다. 두 사람 모두 사랑 많은 부모의 길에 이미 들어섰으므로.

누나엄마가 놀랄만큼 결혼 후 아주 검소해진 작은누나는 유기농 물티슈에 유기농 순면 가제수건, 아기용 부드러운 수건 등 아기용품을 유기농 제품으로 꼼꼼히 준비했다. 그러나 누나 엄마는 유기농 인증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린다.  누나엄마는 큰누나의 신장질환 때문에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작은 텃밭을 가꾼 결과 유기농 농산물 재배는 불가능에 가깝게 상품성이 낮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했다.

 

고가의 유기농 제품 광고를 신뢰하기 어려우니, 차선책으로 엄격한 표준검사를 받은 제품이면 최선이라는 엄마와 달리, 아기용품 사용에 있어 작은누나는 될수록 높은 질의 상품을 선호한다. 이제는 새아기의 엄마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