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6. 09.(생후 7주)
이제 지훈이는 3시간마다 수유를 해서 오늘이 5일째이다. 태어난 후 2시간 간격 80ml - 100ml 에서 이제 3시간마다 120ml로 바꾸었다. 사실 20ml 정도는 공기흡입 방지차 남기니 사실은 100ml 수유이다. 작은누나가 우유 디스펜서의 100ml 만들기 단추를 누르면 이 자동 우유 기계는 우유병에 120ml를 만들어서 담아준다. 끓인 물을 식히느라 기다리는 과정 없이 자동판매기처럼 즉시 잘 조절된 온도의 우유를 병에 담아주니 누나 엄마의 칭찬을 독차지하는 기계이다.
누나보다 먼저 아기를 출산한 친구는 이 기계가 아주 유용했다며 결혼 8년만에 아기를 낳은 작은 누나에게 선물해준 거다. 엄마는 이런 지혜로운 기계를 선물해준 누나 친구의 배려에 여간 고마워한다.
새아기는 잠을 깨자마자 배가 고픈가보다. 아주 잠시 혼자 흑백 초점 카드를 보는 듯하다가 금세 작은 울음으로 배고픔을 알린다. 모유라면 아기가 보채지 않아도 되게 즉시 아기 입에 물려줄 수 있겠지만...
아기는 뜨거운 물에 분유를 타서 흔들어 녹혀서 우유를 만드는 시간에 대한 배려도 없이 즉시 옥타브가 올라가며 숨 가쁘게 울어제친다. 알레그로(allegro 빠르게) - 비바체(vivace 힘차게) - 프레스토(presto 매우 빠르게) -프레스티시모(prestissimo 가장 급속히, 아주 빠르게)로 금세 울음이 빠르고 세어져서 아기 분유 제조기는 여간 요긴하다.
새아기 지훈이는 오늘 새벽 2시 30분에 120ml 수유 후 분수처럼 토한 뒤 자다 깨다를 반복 했다. 작은 누나는 지훈을 누나 엄마 옆에서 같이 보살피다가 소파에 누운 채 잠이 들어있다. 누나 엄마는 소파에서 잠에 빠진 지훈 엄마가 안쓰러워 마음이 복잡하다. 문득문득 "내가 돌봄 맡으마"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거린다. 큰누나의 건강 뒤바라지에 5년이 지나고 이제 회복 중인 큰누나와 엄마의 일과가 마무리되는데 미지의 시간이 걸리니 입을 막고...
어려서부터 엄마 일이라면 버선발로 달려오는 작은 딸에게 가장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 도움을 주지 못하여 누나엄마는 마음이 무겁다. 두 어머니의 자녀 양육이 그러했듯이 예쁜 지훈이를 뒷바라지하기 위한 작은 누나의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감당해야 하는 고단함은 이제 시작이므로... 누나엄마는 소파 위에서 잠이 들어버린 작은누나 위로 가벼운 이불을 가만히 덮어주었다.
*형아 컴퓨터 방이 아직 덜 정리되어있을 때
형아는 그동안 아기와 산모 수발과 이삿짐 정리 등 집안일에 바빴다. 드디어 형이 오늘은 새벽 3시 즈음에 퇴근했다. 원래 형의 회사일이 많은데 그동안 용케 집안일을 해결할 여유가 생겼었다. 산후 휴가도 잠시 받았고 짬짬이 코로나 19로 인해 재택 근무일이 생긴 덕분이다. 퇴근한 형아는 손을 비누로 잘 닦고나서, 자고 있는 지훈이와 작은 누나를 들여다보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아기방 입구 울타리: 탐이는 이 울타리 앞에서 기다리는걸로
오늘은 아침 9시부터 집 리모델링 이후 크고 작은 애프터서비스가 이어졌다. 아기방 문짝이 소리를 크게 내며 여닫혀서 아기를 잠에서 깨우고, 싱크대 수전의 물이 전기그릴 쪽으로 흘러서 그릴 아래에 물이 고이고, 부엌 벽지 가장자리가 일어서는 문제 등.... 에어컨 파이프 구멍을 실리콘으로 메꾸는 일, 그림을 벽에 걸 수 있도록 안방과 거실에 갤러리 줄 설치 작업 등등이 오늘 마무리되었다. 작은누나는 인터넷으로 갤러리 액자 줄을 미리 주문해서 구입해두었다가 공사 후 액자를 못 자욱 없이 맑게 늘어진 줄에 깔끔하게 걸쳤다. 이제는 벽에 못을 박는 일이 점점 사라지는 중인가 보다.
*작은 누나집의 거실의 갤러리 줄에 걸려있는 그림
오늘 크고 작은 공사 뒷마무리들로 사람들이 다녀가고 드릴 작업이 생긴 덕분에 청소하느라 조금 번거로웠지만, 이제 작은누나의 거주지는 좀 안정이 된 거다. 집이 안정되었으니 형과 작은누나의 정성 쿠션 위에서 지훈이가 무럭무럭 잘 자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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