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보면 온 가족의 얼굴에 평화가 퍼진다. 아기는 늘 사진에서는 훨씬 커 보인다. 실제는 얼굴도 몸도 참 자그마한데...
작은누나네가 사진 찍어 가족 카톡 방에 올려주는 사진에서는 제법 많이 자란 아기처럼 보여서 누나네 엄마는 가끔 지훈이를 만날 때면 '아이고, 지훈이가 요렇게 자그마한 아기인데...' 한다.
요즈음엔 수유 후 트림을 마치고 잠시 경사진 의자에 눕혀두어 소화되는 중인 우유가 역류하지 않도록 하는 중이다.
우유 먹고, 쉬하고, 하루 2회쯤 끙아도 한다. 그러고는 금세 잠이 들어서 2시간쯤 깊게 자고 깨어서 조금 노는 게 잘 자람의 비결이다. 작은 누나랑 형아는 아기를 참 잘 키운다. 결혼 전부터 꽃을 좋아하는 작은 누나는 가습기 효과도 볼 겸 집에 크고 작은 화분 두세 개를 놓아둔다. 누나는 화분에서 자라는 꽃에 규칙적으로 물을 주듯이 지훈이의 일상을 규칙적으로 운영하니, 새아기 지훈이도 적응하여 평온하다.
일반적인 아기들처럼 잠 타령하는 울음도 거의 없다. 배가 고프거나, 가끔 신생아 복통이 있거나, 기저귀가 많이 젖으면 울음으로 표현할 뿐이다. 울음 욕구가 해결되면 금세 방싯댈 만큼 울음 끝도 짧다. 무엇보다도 밤에 길게 잘 자는 편이다. 밤낮이 바뀌어 엄마의 근무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는 착한 아기이다, 현재까지는...
지훈이가 끙아를 하면 온 가족이 여간 반가워하는듯하다. 아기인 지훈이는 나처럼 베란다에 나가는 번거로움 없이 누운 채 기저귀에 흘려주는데 할머니도 누나도 돌봄 이모님도 지훈이의 끙아 색깔, 상태, 양, 횟수를 육아 기록장에 적어넣곤한다. 지훈이의 일거수일투족이 거의 기록되고 있나 보다. 매일 사진을 찍고 있어서 지훈이의 자람이 거의 실시간 기록되는 것 같다.
식빵 궁둥이가 특징인 웰시코기인 나, 탐이도 학교다니는 어린이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착한 아기 지훈이 덕분에 형아 퇴근 후 가끔의 밤 산책 시간이 생겼다. 얼마 만인가? 밤공기를 킁킁대며 한강변의 공원을 힘껏 달릴 수 있는 시간이 나는 차암 좋다. 역시 운동을 해야 건강이 유지되나보다.
한동안 건조하던 나, 탐이의 코끝이 요즈음 다시 촉촉해졌다. 개의 촉촉한 코끝은 건강을 확인하는 좋은 징표다. 아기가 태어난 후로 형이 퇴근 후에는 아기 돌봄에 적극 참여하느라 나는 늘 마음 속으로 산책대기 상태였다. 운수좋은 날을 기다리며...
어쨌건 엄마인 작은 누나가 가장 힘들어 보이긴 한다. 아기와 관련된 모든 것을 계획하고 확인하고, 살펴보고, 판단하고, 조절하고, 필요한 육아용품 구매를 결정하고, 아기 우유 양을 조절하고, 끊임없이 아기용품을 소독하고, 건조한다. 아기에게 필요한 모빌부터 벽 가리개에 방 온도와 습도 조절까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요란한 호흡기 전염병인 Covid 19의 pandemic(만연한) 현상으로 특히 집안 구성원들이 밖을 들고 날 때 소독과 위생에 머리가 곤두서 있을 지경이다.
떼쓰고 잘 울어대는 시기의 아기들을 원래부터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작은누나는 새아기인 지훈에게도 짐짓 덤덤한 척하지만 요즈음엔 슬쩍슬쩍 아기 이마에 입술을 가볍게 대곤 한다. 8년여를 마음으로만 기다린 어른들에겐 기적이 일어난 듯 기쁜 일인가 보다. 그냥 사랑이 가득한 표정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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