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Excuse me~

13. 스쿨 킨더(학교 유치원) 아이들의 수영 실습(2)

redlips 2021. 4. 24. 16:07

*라벤더 들판(Lavendar, '씻다' 의미의 라틴어에서 명칭 유래)(12.03 탄생화. 꽃말 '기대' : 07.05 탄생화, 꽃말은 '풍부한 향기')(출처: 꽃나무애기 Band)

수영이 끝나고 아이들은 샤워장의 7개 칸으로 나뉘어진 샤워꼭지들 앞에 줄을 섰다. 한국의 수영장 샤워실은 공동 목욕탕처럼 샤워꼭지가 개방형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그곳에서는 각각 폐쇄된 공간으로 여닫이문이 달려 있다.

대부분 문을 열어두고 수영복을 입은 채로 수영장의 소독냄새만 흘려버리는 정도로 씻고 나온다. 심지어 샴푸나 비누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머리부터 온몸을 가볍게 맹물로 헹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길어야 2~3분 정도? 그래서 기다란 줄이 느리게 걷는 걸음의 속도만큼으로 금세 짧아진다.

그리고 커다란 타월로 머리칼의 물기를 털고 수영복을 입은 상태 위에 타월을 두르고 차로 향한다. 가냘픈 맨발로 밖으로 나가는 건 기본 일상처럼 보였다.

*(출처 : Daum )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의 우리 학교 아이들의 경우에는 자원봉사자 엄마들이 아이들의 수영복을 벗기고 고정된 샤워꼭지 아래 세워두고 가볍게 샴푸도 해주면서 헹굼을 거쳐 한 명씩 차례로 내놓았다. 

스쿨킨더(유치원) 아이들은 그 작고 가느다란 손가락을 펴서 열심히 자신들의 샤워 타월로 물기를 닦고, 자원봉사자 엄마들과 아기새처럼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최소 서너 번 넘게 "Thank you." ,  "O.K"로 고마움을 표현한다.

스스로 학교 스포츠복인 편한 차림의 목이 둥근 티셔츠와 탄력 좋은 고무줄 바지를 입는다. 그 시절에 기온차가 큰 이곳에선 기모 티셔츠와 바지들이 일상화되어서 거의 모두가 착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시에 낯선, 기모가 들어있는 편안함이 강조된 옷 들이었다. 그 시절 동양에서 온, 정장 차림으로 외출을 일삼던 사회의 오랜 구성원이었던 내 눈엔 참 낯이 설고 폼이라곤 없는 몸뻬처럼 보이던 딸들의 체육복....

우리는 고등학교 때까지 체육 시간에 테니스를 배울 때도 달리기를 할 때도, 흰색의 체육복 바지는 앞 주름이 칼날처럼 선 코오롱 선경으로 대별되는 '엘리트와 스마트' 학생복 시대의 폴리에스테르이었다. 남. 여할 것 없이 고등학생이 되면 조회시간에 사관생도처럼 하이얀 체육복 바지를 입고 연단을 향해 '열병과 분열' 연습을 하던 '교련시간 세대'의 눈에 비친, 무릎과 궁둥이가 튀어나와서 실제 키보다 짜리 몽땅해 보이는 폼 없는 바지라니...

지금은 이미 대세이고 그 편안함의 매력을 익히 경험해서 최고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기모 바지이지만...

학년 당 2학급, 학급 당 30~35명으로 구성된 당시의 그곳 학급 편성은 한국과 비교하면 미니 학급처럼 여겨졌다. 학년 총인원이 60여 명으로 한국의 한 학급 정도이니 담임은 물론이고 교장부터 학교 행정실 직원까지 거의 아이들 이름을 알고 있어서 소통이 수월했다.

                                            *박하 씨앗이 세상을 내다보는 중(출처: 꽃나무애기 Band)

그렇게 3개월 길이의 1분기를 초등학교 입학생들은 수영 입문을 즐겼다. 수영을 먼저 맛보았던 서울에서의 스파르타식 교육의 공포를 드디어 극복한 큰아이도 수영장을 다시 좋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