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 자리는 비워주세요'
2021. 04. 29
Covid 19 일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뉴스가 다시 무겁게 들린다. 인도는 선진국들의 위탁 백신공장들이 있는 곳인데도 대책 없이 변이 바이러스의 극성으로 인한 재난 수준의 사망자 수가 연일 슬프게 보도되는 중이다. 7월의 여름 올림픽이 예정된 일본은 올림픽을 취소하면 손해액이 48조 원이란다. 하여 고민 와중에 꽃이 만발한 봄날 일본의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27명으로 늘었다나. 일본 내국인조차 허용되지 않는 무관중 경기라면 경제손실이 약 26조 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KBS, 2021. 04. 30.).
유명인들의 부동산 투자를 옆집 친구 생활처럼 세세한 언급으로 수십억에 이르는 건물 가격들이 쓸데없이 수 건씩 기사화되고, 코로나 관련 피해 국민 보조금 집행논쟁이 격해지면서 국가예산 사항 수십조 원이 자주 뉴스에 오른다. 경제 관련 숫자의 인플레로 10,000원의 위상은 진작에 곤두박질쳤다.
문자 그대로 '보통 사람'은 자주 하늘을 쳐다보게 하는 허공의 숫자놀음에 언론들이 자발적으로 총 동원되어 앞장선 형국이다. 서울시민만 주인공이 되는 나라처럼 매일 강남과 강북의 집값이 시시콜콜 뉴스에 등극하는 통에 서울의 주소만 알면 이미 강북과 강남으로 갈린 집값에 통달한 국민들은 그 사람의 재산상황을 저절로 짐작할 수 있을만큼 매사를 '돈돈돈'하는 공화국이다. 요즘은 부산과 세종시도 덩달아 '도시 조연상' 으로 등극하는 중이다.
코로나 관련 확진자 수가 700명까지 오르내려도, 서울의 오늘 길거리 모습은 수도권 확진자가 몇십 명이던 때보다 더 분주하다. 언제까지나 미룰 수만은 없으므로 일상화된 마스크를 빼고는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는데 다시 700명대의 확진자라니... 내 친구들은 1년 하고도 반을 전화로 안부 중인데... 대학병원에 온 가족이 다녀오는 길에 힐끔거린 카페도 이제 자리가 채워지고 있고...
다시 모임들이 이루어지면서 학교와 관공서 등을 포함한 장소에서 확진자가 증가 중이라는 뉴스... 관계 당국을 비롯하여, 모처럼 문을 연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은 긴장 중이다. 하루에 600명에서 800명 사이를 기록하는 확진자의 수는 사실 좀 당황스럽다. 1년 그리고 반을 마스크 모습으로 대변되는 생활로 이어지고 있는데... 여행지의 북적거리는 참을성 없는 인파와 확진자의 갑작스러운 증가는 참 불편한 뉴스이다. 특히 면역이 약해진 사람들에게는...
*어느 학예사의 작품 '연꽃'
*식당 입구의 출입자 정보제공
*7년 째의 오랜 출입에 우리 집처럼 친근해진 그곳 구닥다리 건물에서 명성을 떨쳐오던 병원이 진료를 지속하면서도 조용하게 상당 기간의 공사를 거쳐 멋지게 탈바꿈했다. 갈수록 발전하는 건설 기술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
위에서는 일상이 이루어지고, 지하에서만 진행되던 공사들 덕분에 방문하는 내원객들도 덩달아 불편 없이 병원을 다녀갔다. 병원 품새가 넓어진 만큼 내왕하는 사람들의 왕복 걸음걸이 수는 늘었지만, 환하고 산뜻한 병원 실내는 우중충하던 옛 모습보다 훨씬 환자들의 아픈 심신 치료에 어울리는 분위기이다.
도시락에서 해방되어 이제 그곳에서 진료를 받은 후 가족들이 함께 하는 식사 또한 작은 기쁨이다. 환자의 약 복용에도 불구하고 낮게 유지되는 편인 혈압 탓에 소금이 제대로 들어간 정상적인 식사를 하도록 처방받았다. 테스트 결과에 대한 마음 졸임 끝에 편안해진 마음으로 눈에 드는 메뉴를 고르는 즐거움, 오고 가는 사람들, 잠시의 기다림과 설렘, 그리고 맛있는 정갈한 음식 맛은 처방약 못지않은 좋은 약이 된다.
*일찍 문을 열어 고마운 델라코트(?) 'Covid 19' 시대의 '칸막이 풍경'의 식당
*오늘은 한식당의 개점시간인 11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일찍 문을 연 델라코트(?)에서 주문한 호박죽
*사골 우거지탕 이름의 음식인데 월남 고추를 좋아하는 편인데도 너무 매콤했다. 매운 것을 아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칼칼한 맛이 매력일 수도... 아무래도 외래환자와 보호자들이 많이 드나드는 병원 식당이니 알고 주문할 수 있도록 이왕이면 메뉴판에 '매운맛' 표기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감기 기운 퇴치에는 특효겠지만.
새벽부터 굶고 나온 상황이라 호박죽 아니면 당황할 뻔했다. 병원에도 다시 '한 칸 건너 앉기'이다. 사실 대기실의 경우 한참 코로나가 극성일 때보다는 요즘 외래환자가 많아져서 한 칸 비워 앉기 실행이 어려운데... 그래도 긴장되는 마스크 시대의 반가운 시책이다.
아침 9시인데도 예전보다는 많은 외래환자와 수행 가족들이 모여든다. 대기실 좌석에 앉은 사람들은 한 칸 건너 앉기'로 거리 유지가 되지만, 서있는 사람은 마땅히 서 있을 공간이 없어 진료실 문 근처에 어정쩡하게 서게 된다. 점점 모녀가 얼굴을 부비거릴 만큼 공간이 부족해서 난감했다.
예약제로 15분마다 보통 5명의 명단이 뜬다. 해당 전문의와 일반의의 방, 방, 방이 많아서 이제 10시, 11시가 되면 훨씬 더 복잡해지는데... 고마운 병원 스텝들의 수고로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매일 노출되는 위험한 상황이니...
계단 이동이 금지되고, 명단 확인이 가능한 이동수단인 엘리베이터 또한 북적거리는 상태여서 겨우내 면역이 약한 환자와의 동행이 불안했다. 이곳저곳에 알코올이 있고 세면대가 있으며, 사전에 체온들을 재고 QR코드 확인 후 입장하도록 관리가 이루어지지만 해열제 복용 상태의 방문 등은 어찌할 수 없는데....
어쨌든 오늘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운 '이 자리는 비워주세요'이다.
*사람들이 오가는 넓은 복도의 벤치의자의 '비워주세요'는 쾌적하다. 폭신한 의자들과 책상 그리고 도서와 핸드폰이나 노트북 충전 포인트까지 설치되어 공간이 넉넉해서 여간 쾌적하다. 가끔은 그곳에서 좀 머물렀다 가고 싶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