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언제나 어른이 되나(4)
*들장미(Austrian Brian Rose, 7.15, 10.27 탄생화, 꽃말: 사랑스러움)(출처: 꽃나무애기 band)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른인 나는 겨우 영어만 할 줄 아는데 '서울이'는 모국어와 영어를 다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영특한 아이에요?"
라던 중학교 교사...
그녀의 표현은 이후 시간의 계단을 올라야 할 때마다 힘이 되었다.
*가는동자꽃(11.08 탄생화, 꽃말 : 기지)
' 얼른 어른이 되면 좋겠다. .. '
책임 자루가 얼마큼 무겁고 무기한인지 몰랐던 시절의 기도였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그 어른의 선택으로 인한 결과가 당장 어린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를 몰랐던 시절의 기도... 고교 과정부터 대학과정의 필수 교양과목으로 부모교육, 어른의 자세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돌아보면 공동사회에서 처음으로 나의 삶을 이끌어주던 선생님들의 선택은 영향이 지대했다. 또한 부모의 선택도...
격려로 맺음한 아이 학교 미팅 이후 엄마인 나는 영어를 공부하고 생활속에서 사용하면서
"외국인으로 이 정도면 대단한 거야, 너무 잘하면 징그러워" 하며 스스로를 다독거리곤 했다.
오늘 뒤를 돌아보며 나는 누구에게 힘이 되었나 돌아본다. 직장 생활 때 자라는 사춘기 아이들의 길잡이가 되지 못한 죄, 미래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청춘들의 가냘픈 희망을 붙들어 주지 못한 죄... 아주 무거운 죄목이다. 시집살이 한 시어머니의 더 매운 시집살이처럼 나의 다그침은 더 매웠을테니...
강제로 공부를 하게 했던, 결과적으로 달콤새콤한 과일을 손에 쥘 수 있게 했던 체벌과 다그침으로 점철된 시절의 경험을 근거로 청춘들을 다그치기만 했던 무지한 죄는 하늘에서 심판이 있다면 상당히 무거울 죄목이다.
오늘 어둠이 내리면 같은 번지의 가족 구성원에게
- 지적질하지 않기
- 넌지시 칭찬하기
- 맞장구 쳐주기
를 몇 번이나 했나 잠자리에 들기 전 헤아려 볼 일이다.
자꾸만 되돌아오곤 하는 '나'를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하면서,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끊임없이 나와 다른 남을 바꾸려고 했던 무모함이라니...
그래도 자유로움을 내세운 타인의 문화에서 배움을 터전으로, 서열과 격식의 사회에서 몸에 밴 각진 사고에서 벗어나려는 드문드문 노력은 좀 잘한 일일까?
오늘 여우조연상 수상자의 일갈처럼
'폐 끼치지 않고 '나'답게 살기'
를 노력하는 중이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