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돌아온 식탁/1. 엄마의 펜대: 산다는 것은

1. 어린 모습이 눈앞에 선해서

redlips 2020. 12. 24. 22:34

바이올린(위)과 보면대(아래) (출처: Daum)

 

작은 누나의 결혼 전에는 누나의 아빠와 엄마는 현관에 내놓아진 작은 누나의 물건 중, 사용이 가능하면 다시 들고 들어와 자신들의 공간에 정리해둔다.

엄마네 집에는 누나가 쓰던 피아노 악보도 바이올린 악보도 여전히 잘 있다. 악보 보면대도 여태껏 엄마 집에 있다가 최근에야 바이올린이랑 같이 작은 누나 집으로 왔다.

결혼 후 집에 들렀을 때 아주 오랜만에, 정말 아주 오랜만에 그 악보를 본 작은누나는 어린 시절의 엄격하던 피아노 교수를 생각하며 엄마 집의 피아노 앞에 앉은 적이 있다.

워낙 오랜만이라 작은누나가 손을 푸는 정도로 중간중간 음이 튀겨나간 연주임에도 엄마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겁쟁이가 혼자 커다란 공간에 앉아서 피아노를 열심히 연습하던 어린 모습이 새삼 엄마의 눈앞에 선해서...